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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수에 칠 가치가 어디 있느뇨

    1945. 8. 15 해방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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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믿음을 가지자(마14:22~33)' 목사님 설교중에서


    그 다음, 오늘 저녁에 풍랑에 대해 내 말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런 생활에서 내가 도저히 안 되겠어요. 왜 그렇게 일본말이 듣기 싫은지. 원 세상에 일본말처럼 듣기 싫은 게 없어요.


    개새끼들 개 말한다 말야, 두고 봐라 망하지 않나 봐라. 하여간 일본말이 그렇게 듣기 싫고 하여간 일본 놈 말이 그렇게 듣기 싫어요.


    그래 놓으니 도망을 해가지고서 저- 고미탄이라는 데 들어가서 산골엘 들어가서 숨어서 6개월을 있어봤는데요, 그 일본 놈 망할 적에요. 그러니 그때 그 기가 막힌 쓰라림이라는 건요 그런데 사람 만날까봐 원수로 알고요 하여튼 사람 겁내서 6개월 살라니깐요 주일을 다 잊어먹었어요. 주일을 모르겠어요. 어느 날이 주일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어느 날이 주일인지 내 그래 눈물 밖에, 구슬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집을 떠나 저- 타관에 가서 산에 가 숨어 있는데 일본 놈들이 항복을 해야 내가 살겠는데. 참 기가 막히거든요. 기가 막혀요.


    싱가폴을 함락하고 남양 군도를 함락하고 북지 남지를 함락하고 그냥 딱벌이 새끼같이 들어가는데요, 이거 일본 놈이 망해야만 꼭 되겠는데 말이요 이게 망해야 말이지요. 큰일 났거든.


    그런데 하룻밤에 꿈을 꾸는데 길을 가다가 두 발이 짱- 미끄러졌는데요. 여긴 낭떠러집니다. 짱- 미끄러지면서 내려가다가 구탱이를 딱 쥐었는데 구탱이가 오작오작 떨어집니다. 여기만 떨어지면 나는 아야, 이 머리가 뭐 뭐 정말 온몸이 뼈다귀가 가루가 될 판인데 오작오작 하는데 큰일 났거든. 정말. 그저 구탱이를 쥐었는데 주님이 잡아줘요. 콱 잡아서 댕겨요. 옜다 올라왔단 말야. 올라오니까 그때 산 위엔데 척 가니까 넓은 대로가 있는데 가다보니 그 뭐, 목사님들도 있고 장로도 있고 쭉 들 따라 가는데 나를 환영해 주고 신학생들도 가고 그랬단 말이요. 이상하다. 그때 주님이 나 안 붙들어 줬으면 그놈의 꼴이 어떻겠습니까? 정말 믿는 일이 아뜩아뜩한 때 아닙니까?


    그다음에 또 꿈을 꿨단 말이야요. 또 꿈을 뀌는데 아, 금강산 이북에는 몽땅 공산당이 됐는데 금강산 이북에는 전부 공산당이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공산당의 세계야요. 그런데 내가 백마를 타고 그냥 뛰어 댕겨 봤거던요. 소련으로 북지로 남지로 댕겨봤다 말이요. 남만주, 북만주, 북한 공산당 또 그 소련군이 꽉 찼는데 백마 타고 막 돌아 다니는 거야. 퍼뜩 깨니까 꿈이란 말이요. 야- 이참 이상하다. 이거 뭐 어째서 이런 꿈을 뀌나?


    그랬더니 며칠 있더니 일본 사람이 망했다 그래요. 해방. 항복했다고. 그때 난 또 미련한 놈이 말이요 누가 날 잡아 죽이려고 거짓으로 아주 날 모략했다고 날 잡아가려고 그런 줄 알았어요. 누가 속겠대? 일본이 망해? 안 속아, 안 속아. 그 다음엔 날 잡아가려고 그런다고, 일본이 왜 망해? 망할까?


    우리나라가 독립됐다 그래요, 독립. 내 안 믿어, 저기 나가보라고 저기 가 보라고. 그래서 산에서 내려와서 아침에 동네를 찾아 기웃거려 보니까 햐-. 정말 태극기가 왔다갔다 하거던요. 야- 이거 봐라 이거. 그 얼마나 좋습니까? 세상에 그렇게 기쁜 날 처음 봤습니다. 하여간 120리를 뛰어 오는데 그때 뭐 차가 있습니까?


    그저 어머니 계신 데를 찾아오는데 우리 어머니 한분 모시다가 어머니를 떠나 갔댔는데 앗따 인젠 간다. 하여간 발가락이 어디가 짓찧는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막 뛰어 왔단 말이요. 그냥 발가락이 다 깨지면서. 그래서 이 발가락이 썩어져서 제가 칼로 깎아낸 것이 내게 기념품이 하나 있습니다. 너무 좋아서. 아, 그래가지고 와서, 참 좋대요. 그래서 내가 보던 교회 찾아가서 교회 옆에다 예배당을 짓고 그 다음엔 뭐 뭐 뭐 아, 또 공산당이 또 내리 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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